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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문학

조식 「두류산 양단수를」 외 시조 핵심 해설 — 수능 문학 고전 시가 완전 정리

by 노랭양말 2026.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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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슬에 나아갈 것인가, 자연으로 물러날 것인가

조선 시대 선비에게 가장 큰 화두는 출처(出處)였다. 나아가서 세상을 바로잡을 것인가(出), 물러나서 자연 속에 뜻을 기를 것인가(處).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선비마다 달랐고, 그 차이가 곧 시조의 다양한 결을 만들어 냈다. 2027 수능특강 2부 4강(p.53)에 수록된 세 편의 시조는 출처 의식의 서로 다른 세 가지 양상을 보여 준다. 조식은 벼슬을 완전히 거부하고 지리산을 무릉도원이라 선언하며, 김천택은 태평성대 속에서 강호에 묻혀 사는 삶의 만족을 노래하고, 작자 미상의 시조는 공을 이룬 뒤 물러나는 순차적 구도를 취한다.

세 작품을 함께 읽으면 출처 의식이라는 하나의 주제가 화자의 처지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주되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수능에서 고전 시가 복합 지문이 출제될 때 이러한 비교의 눈이 핵심이 된다.

작품 개요에서 깊이 읽기까지

조식(남명)과 처사의 삶

조식(曺植, 1501~1572)은 호가 남명(南冥)으로, 이황(퇴계)과 함께 조선 중기 영남학파의 양대 거봉이다. 퇴계가 경상좌도 사림의 영수였다면, 남명은 경상우도 사림의 영수였다. 성호 이익은 조식을 "동방기절지최(東方氣節之最)", 즉 우리나라 기개와 절조의 최고봉이라 평가하였다. 37세에 과거에 응시했으나 낙방한 뒤 과거를 포기하고, 이후 평생 처사(處士)로 살았다. 명종과 선조가 여러 관직을 제안하였으나 모두 거절하고, 두류산(지리산)에 들어가 학문 연구와 후학 양성에 전념하였다. 그의 학문은 경(敬)과 의(義)를 핵심으로 삼았으며, 제자들 가운데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한 곽재우, 정인홍, 김면 등이 배출되었다.

頭流山(두류산) 兩端水(양단수)를 녜 듣고 이제 보니 / 桃花(도화) 뜬 맑은 물에 山影(산영)조차 잠겼에라 / 아희야 武陵(무릉)이 어디오 나난 옌가 하노라

초장의 "녜 듣고 이제 보니"는 전문(傳聞)에서 직접 체험으로의 전환이다. 중장의 도화(桃花, 복숭아꽃)는 도연명의 도화원기(桃花源記)를 떠올리게 하는 복선으로, 종장의 무릉(武陵)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낸다. 종장에서 화자는 지리산 자체가 무릉도원이라고 선언한다. 벼슬을 거부하고 자연에 귀의한 처사의 삶이 이상 세계의 현실적 실현으로 형상화된 것이다.

김천택과 가객의 강호가도

김천택(金天澤, 1680년대 말~?)은 호가 남파(南坡)이며, 포도청 소속 포교(捕校)를 지낸 중인 계층 출신의 가객(歌客)이다. 1728년(영조 4) 역대 시조 580수를 모아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시조집 청구영언(靑丘永言)을 편찬하였다. 그때까지 구전으로만 불리던 시조를 최초로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분류한 작업으로, 시가사에서 획기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김수장과 함께 경정산 가단(歌壇)에서 후진을 양성하며 시조의 정리와 발달에 크게 기여하였다.

「요일월 순건곤은~」에서 요일월(堯日月)은 요임금 시대의 해와 달, 순건곤(舜乾坤)은 순임금 시대의 천지를 뜻한다. 요순은 유교에서 이상 정치의 상징이므로, 태평성대를 의미하는 관습적 시어이다. 이 작품은 요순 시대와 같은 태평한 세상에서 강호에 묻혀 한가로이 사는 삶의 만족을 노래한다. 김천택의 자연은 사대부 시조에서 나타나는 성리학적 도(道)의 공간이 아니라, 중인 가객으로서 신분적 제약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 공간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장부 공 이루고~」의 출처 의식

작자 미상의 이 시조는 제목이 드러내듯 대장부가 공(功)을 이룬 뒤의 지향을 노래한다. 대장부는 유교 사회에서 남성 사대부의 이상적 인물상이고, 공을 이루고는 입신양명(立身揚名), 즉 출사하여 공명을 세우는 것을 뜻한다. 공을 이룬 뒤 자연으로 돌아가거나 은퇴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어, 출(出)에서 처(處)로 나아가는 순차적 구도를 보여 준다. 조식이 처(處) 일변도라면, 이 작품은 출(出)을 거쳐 처(處)로 향하는 유교적 이상의 전형을 따르고 있다.

세 작품의 비교

세 작품은 모두 자연으로의 귀의를 말하지만, 그 경로와 이유가 다르다. 조식은 벼슬 자체를 거부하는 적극적 은일이다. 세상에 도(道)가 행해지지 않으니 나아가지 않겠다는 처사의 결단이 지리산이라는 구체적 공간에 투영되어 있다. 김천택은 태평성대라는 전제 아래 성은(聖恩)에 감사하면서 강호에 안주하는 은거이다. 중인이라는 신분적 한계 속에서 사대부의 강호가도 전통을 수용하되, 자연을 신분의 굴레가 없는 자유로운 공간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작자 미상의 시조는 공명 달성 후의 은퇴를 말한다. 출사와 은일을 배타적 선택이 아니라 순차적 과정으로 보는 관점이다.

기출 분석과 심화 학습

기출 경향과 출제 포인트

이 세 작품이 직접 출제된 평가원 기출은 2017~2026학년도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출처(出處)·은일(隱逸)·공명(功名)의 주제는 수능 고전 시가에서 가장 빈번하게 다뤄지는 소재이다.

2020학년도 수능에서는 "세상 공명은 계륵이나 다소냐"와 "공명을 헌신짝 벗어 버리듯"이라는 표현이 포함된 강호 시조가 출제되어, 벼슬과 강호의 대비 구도가 핵심 출제 포인트가 되었다. 2021학년도 9월 모의평가에서는 산림과 시정에서의 명리(名利)와 은거(隱居)를 대치(大恥)/소치(小恥)/대락(大樂)/소락(小樂)으로 구분하는 산문이 출제되었다. 이 지문은 은거의 가치를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구조로, 시조에 나타나는 은일 의식의 이론적 기반과 직결된다.

산림(山林)에 살면서 명리(名利)에 마음을 두는 것은 큰 부끄러움[大恥]이다. — 2021학년도 9월 모의평가

2026학년도 9월 모의평가에서는 "공명을 헤아리니 영욕이 반이로다"라는 구절이 포함된 작품이 출제되어, 공명에 대한 성찰과 달관의 태도가 물어졌다. 이처럼 출처·은일·공명의 주제는 거의 매년 변주되어 출제되고 있으므로, 이 세 작품의 비교 구도를 정리해 두면 다양한 기출 유형에 대응할 수 있다.

출제 가능한 관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세 작품에 나타난 화자의 태도 비교 문항이다. 은일의 동기와 성격이 어떻게 다른지를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둘째, 보기에서 출처 의식의 이론적 배경을 제시하고 적용하게 하는 문항이다. 도(道)가 행해지면 나아가고 행해지지 않으면 물러난다는 유교적 원칙이 각 작품에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셋째, 조식의 시조에서 도화원기(桃花源記)의 전고(典故)를 활용한 표현 기법을 묻는 문항이다.

학술적 배경과 연계 학습

조식(남명)에 대한 학술 연구는 경상국립대학교 남명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축적되어 있다. 남명학파의 시문학 전통은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주제의식이 특징적이며, 현실의 어려움을 작품 안에서 초극하고 세속적 가치의 초월을 지향하는 처사 문학의 전통을 형성하였다. 남명의 경의(敬義) 사상은 퇴계학파의 이기론 중심 학문과 대비되며, 실천적 학문을 강조한 점에서 후대 의병 활동의 사상적 토대가 되었다.

김천택에 대한 연구는 청구영언 편찬의 의의와 중인 가객의 시조 세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김준희(2006)의 "김천택과 김수장의 작품세계 비교 연구"는 두 가객의 시조를 체계적으로 비교하였으며, 김천택의 강호한정가가 사대부의 강호가도 전통을 수용하되 중인의 신분적 맥락에서 창조적으로 변용한 것임을 밝혔다. 청구영언의 시가사적 의의는 구전 시조를 최초로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분류한 데 있으며, 이후 김수장의 해동가요, 박효관과 안민영의 가곡원류로 이어지는 시조집 편찬의 출발점이 되었다.

핵심 정리 & 학습 팁

핵심 키워드 정리

조식 「두류산 양단수를~」: 처사의 적극적 은일, 지리산 = 무릉도원, 도화원기 전고 활용 → 김천택 「요일월 순건곤은~」: 태평성대 속 강호 은거, 요순의 관습적 시어, 중인 가객의 강호가도 수용 → 작자 미상 「대장부 공 이루고~」: 입신양명 후 은퇴, 출(出)에서 처(處)로의 순차적 구도 → 공통 주제: 출처(出處) 의식 — 나아감과 물러남의 도리

수능 대비 체크포인트

1. 세 작품의 은일 양상을 구분해야 한다. 조식은 벼슬 거부(적극적 은일), 김천택은 태평성대 속 안주(성은 의식 공존), 작자 미상은 공명 달성 후 은퇴(순차적 구도)이다.

2. 조식 시조의 도화(桃花)→무릉(武陵) 연결 구조를 파악해야 한다. 중장의 복숭아꽃이 종장의 무릉도원을 암시하는 복선 역할을 한다는 점이 표현 기법 문항의 출제 포인트이다.

3. 김천택의 신분(중인 가객)과 작품 세계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 사대부의 자발적 은일과 달리 신분적 제약이 투영된 은일이라는 점이 보기 문항에서 활용될 수 있다.

4. 출처 의식의 유교적 배경("도가 행해지면 나아가고, 행해지지 않으면 물러난다")을 알아 두어야 한다. 이 원칙이 보기로 제시될 경우 각 작품에 적용하는 문항이 가능하다.

5. 관련 기출(2020수능 강호 시조, 2021 9월 산림/시정의 대치·대락, 2026 9월 공명과 영욕)을 함께 풀어 보면 출처 의식의 다양한 변주를 체감할 수 있다.

수능특강 2부 4강(p.53)의 작품을 읽은 뒤, 위 체크포인트를 기준으로 자기 점검을 해 보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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