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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ODE

비문학 정의(definition), 평가원은 이렇게 다룬다 — 2017 수능 콰인부터 2026 수능 인격까

by 노랭양말 2026.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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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한 줄을 놓치면 한 지문이 무너지는 이유

수능 국어 비문학에서 학생들이 가장 가볍게 처리하는 도구가 있다. 바로 정의(definition)다. "~란 ~이다." 이 한 줄을 통과한 뒤, 발문에서 같은 정의가 변형되어 돌아오면 학생들은 다시 지문 전체를 훑기 시작한다. 시간은 사라지고, 자신감은 무너진다.

비문학 정의는 단순한 용어 풀이가 아니다. 출제자가 선지의 함정을 파놓는 좌표다. 평가원이 정의를 어떻게 다루어 왔는지를 패턴으로 정리하면, 정의 처리에 드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이 글에서는 2017학년도 수능부터 2026학년도 수능까지의 비문학 기출을 토대로 평가원이 정의를 어떻게 활용해 왔는지 세 가지 패턴으로 정리한다.

패턴 1. 정의 사슬형 — 2017학년도 수능 16~20번 콰인 지문

1단계 — 지문 분석

2017학년도 수능 비문학 인문 지문은 콰인의 총체주의를 다뤘다. 핵심은 "분석 명제"의 정의다.

분석 명제는 "총각은 미혼의 성인 남성이다"처럼 동어 반복 명제로 환원할 수 있는 것이다. … 환원이 가능한 것은 두 표현이 동의적 표현이기 때문이다. … 동의적 표현은 다시 필연성 개념에 의존한다. … 필연성 개념은 다시 분석 명제 개념에 의존하게 되는 순환론에 빠진다.

분석 명제는 "동의적 표현"으로 정의되고, 동의적 표현은 "필연성 개념"으로, 필연성 개념은 다시 "분석 명제"로 돌아간다. A → B → C → A의 사슬 구조다.

2단계 — 발문 해석

17번 발문은 "윗글에 대해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을 묻는다. 정의 관계의 연쇄를 그대로 진술한 선지가 정답으로 설계되어 있다.

3단계 — 선지 검토

정답 ④번 — "콰인은 분석 명제가 무엇인지는 동의적 표현이란 무엇인지에 의존하고, 다시 이는 필연성 개념에, 필연성 개념은 다시 분석 명제 개념에 의존한다고 본다." 이 선지는 정의 사슬 자체를 그대로 묻고 있다. 매력 오답인 ②번은 분석 명제의 예시 판단을 변형한 것이고, ③번은 콰인의 입장을 단순화한 것이다.

4단계 — 정답 도출

정의가 등장할 때마다 [DEF1] [DEF2] [DEF3]으로 마킹해 둔 학생은 마킹 위치 세 곳을 점프하며 사슬을 확인하면 끝난다. 이 지문 18번 [3점] 문항은 정답률 30%대로 알려진 오답률 상위 문항이다. 콰인의 입장과 총체주의의 입장을 정의 단위로 분리하지 못한 학생들이 매력 오답으로 몰렸다.

패턴 2. 정의 분기형 — 2026학년도 수능 4~9번 담보·보증 지문

1단계 — 지문 분석

2026학년도 수능 비문학 사회 지문은 법 해석을 다뤘다. (가) 지문은 "담보"라는 한 단어가 세 가지 의미로 분기된다.

담보의 일상적 의미는 "맡아서 보증함"이다. … 담보는 유상 계약의 맥락에서 거래 대상의 값어치를 보장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한편, 담보는 채권과 관련된 맥락에서는 채권의 실현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나) 지문은 "보증" 정의로 시작한다.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그 채무를 다른 사람이 대신 이행하기로 하는 것." 그리고 "주채무자", "주채무", "보증 채무", "연대 보증인"이라는 새 정의들이 줄줄이 따라온다.

2단계 — 발문 해석

4번 발문은 (가)와 (나)의 내용 전개 방식을 묻는다. 정의의 분기 개수와 분기 기준을 세지 못한 학생은 ②번과 ③번 사이에서 흔들린다.

3단계 — 선지 검토

정답 ③번 — "(가)는 법조문의 의미를 해석하는 방법의 사례를 소개하고, (나)는 보증 계약의 폐해와 이로 인한 결과를 서술하고 있다." (가)가 "사례"인 이유는 담보의 정의가 일상 → 유상 계약 → 채권으로 분기된 과정 자체가 법조문 해석 방법의 예시이기 때문이다. 매력 오답 ②번 "주요 개념들을 정의하고 있다"는 (나)에는 들어맞지만 (가)에는 들어맞지 않는다. (가)는 정의가 아니라 정의의 분기 사례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4단계 — 정답 도출

정의 분기 패턴에서는 [DEF-1], [DEF-2], [DEF-3]으로 정의를 번호로 마킹해야 한다. 분기 개수와 분기 기준이 발문의 핵심이다.

패턴 3. 정의 적용형 — 2026학년도 수능 14~17번 인격·자아 지문

1단계 — 지문 분석

2026학년도 수능 인문 지문은 칸트, 스트로슨, 롱게네스 세 철학자의 자아관을 다룬다. "인격", "자아", "인격의 동일성", "자기의식", "주관", "인식" — 정의 6개가 겹쳐 들어온다. 핵심은 같은 단어 "의식"이 한 지문 안에서 두 가지 다른 정의로 쓰인다는 점이다.

2단계 — 발문 해석

15번 발문은 [A]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질문을 고르라고 한다.

3단계 — 선지 검토

정답 ②번 — "'복수의 주관이 동일한 인격으로 인식된다.'라는 가정은 어떤 점에서 반박되고 있을까?" [A]는 칸트가 영혼이 인격이라는 견해를 반박하는 부분이다. 반박의 구조는 정의의 차이에서 나온다. "의식"이라는 단어의 두 정의 — 실재하는 무언가에 대한 의식 vs. '생각하는 나는 생각한다'의 의식 — 가 같지 않다는 점이다.

4단계 — 정답 도출

정의 적용형에서는 같은 단어가 같은 지문 안에서 다른 정의로 사용되는 순간을 잡아내야 한다. [DEF]로 표시한 정의 옆에 화살표로 변형 지점을 그려두면 [A] 같은 박스 문항에서 풀이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정리 — 정의 처리의 30초 규칙

비문학에서 "~란 ~이다", "~을 ~라고 한다" 같은 표지를 만나면 그 자리에서 멈춘다. [DEF]를 적고 핵심어에 동그라미를 친다. 그리고 30초간 정의의 범위, 조건, 예외를 점검한다.

이 30초가 풀이 시간 5분을 줄인다. 발문이 정의를 변형해서 묻는 순간, 마킹된 [DEF] 위치로 점프해 변형 부분만 비교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이런 정의 처리법을 체계화한 것이 DECODE 디코드 국어 비문학에서 다루는 6대 쓰기 구조의 첫 번째 챕터, 정의-나열이다. 정의 다음에 따라붙는 분류를 평가원은 어떻게 다루는지가 다음 칼럼 주제다.

비문학 기출 분석 시리즈의 전체 구조 정리 파일은 추후 제공될 예정이다. 정리 파일 알림이 궁금하다면 카카오톡 채널에서 알림을 신청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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